리비아의 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가 사망하자 수도 트리폴리에서는 축제 분위기가 사흘째 이어졌다.
이러한 축제 분위기는 선진국간 '자원 나누기'로 더욱 이어질 전망이다. 리비아에 건설 투자를 많이 한 한국도 이 잔치에 끼어 들수 있을 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3일 외신에 따르면 트리폴리 시내 중심의‘순교자 광장(옛 녹색광장)’주변에는 이날도 수천명의 시민들이 쏟아져 나와‘카다피 사망’을 축하했다.
지나는 차량 운전자 대부분이 경적을 울려대며 국가 과도위원회(NTC)를 상징하는 삼색기를 흔들며 환호를 보냈다.
영국 언론은 시민군 손에 최후를 맞은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시신이 조만간 유족에게 인계될 것으로 보인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TC의 아메드 지브릴 외무부 대변인은“늦어도 며칠 안에 카다피의 시신을 친척들에게 인도할 것"이라며 "그러나 누가, 언제, 어디로 카다피의 시신을 가져갈 지, 또 시신을 매장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시민군이 내전에서 얻은 최고의 전리품으로 인식되는 카다피의 시신이 계파간 주도권 싸움에 이용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카다피의 사망 경위를 두고 유엔(UN)이 진상 조사를 촉구하면서 차기 정계구도와 관련해 시민군과 국제사회, 시민군 내부에서의 각축도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가다피와 함께 시르테에서 체포된 뒤 숨진 무타심의 사망 경위에 대해서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카다피 축출을 지원한 프랑스 및 미국·영국 등 서방국가들간의 자원 분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외신들은 리비아의 최대 자원은 매장량 295억 배럴로 평가되는 석유와 1조6000억㎥로 추정되는 천연가스로, 이를 개발하기 위한 우선권을 두고 서방국가간의 공방이 치열해 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비아의 원유 매장량은 세계 8위이자 아프리카에선 1위다.
러시아의 신문 ‘코메르산트’는 21일(현지시간) 카다피가 사라진 리비아의 유전·가스전 개발에 우선권을 주장하고 나설 나라는 영국·프랑스·미국·이탈리아 등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번 카다피 축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영국과 프랑스 간의‘파이 나누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 나라는 이미 카다피가 피살되기 전부터 리비아의‘전리품’ 분배에 눈독을 들여 왔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의 전문위원 존 달리는“프랑스는 리비아 야권을 지원하는 대가로 리비아 석유의 35%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폭로했다. 이 내용은 지난 4월 초 NTC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이 카타르 국왕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밝혀진 내용으로 지난 9월 프랑스 일간지‘리베라시옹’도 언급한 바 있다.
이 밖에 리비아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군사작전이 시작되며 유전 개발 활동을 중단한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등 에너지 회사들도‘파이 나누기’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뒤늦게 반군의 NTC를 합법 정부로 인정한 러시아도 적극적으로 기득권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카다피 정권과 자원 개발 계약을 해 둔 상태이며 카다피 정권이 열세해 지면서 반군 대표단을 모스크바로 불러들여 회담하기도 했다.
한편 리비아와 중동내 6번째 수출국이자 11번째 교역량이 많은 한국도 '리비아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21일 주식시장에서 건설주들의 주가가 대부분 큰 폭으로 뛰었으며, 이는 전후 복구작업으로 인한 인프라 투자와 수출 증가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對)리비아 투자액은 3억3000만 달러로 광업(2억6400만 달러), 건설업(2800만 달러)이 대부분이며 제조업·유통 부분 투자는 전무하다.
강민규기자 easkore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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