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소크라테스’ 도올 김용옥 원광대 석좌교수가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이 대통령과) 비교될 수 있는 사람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과거 폭군들도) 그런 방식으로 야비하지는 않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교수는 29일 인터넷방송 <나는 꼼수다>에 출연해 이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을 가리켜 “전 국토가 파헤쳐졌다. 연산군도 이렇게 해를 끼치지 않았다”며 “도대체 국민의 혈세를 다 모아서 강바닥에 퍼 붓는 게 말이 되나. 새로운 재화 창출이나 국가의 자산 창출이 안 되는 낭비”라고 비판했다.
그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서도 “이명박 정권 하에서 ‘4대강은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히고 정확하게 막았다면 대통령 당선이 보증됐을 것”이라면서 “그렇게 몸만 사리고 ‘자연히 나한테 굴러 들어오게 돼 있다’고 생각하면서 당 개혁을 주도할 카리스마가 있느냐”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지난 9월 5일부터 36부작으로 EBS 기획특강 ‘도올 김용옥의 중용, 인간의 맛’을 진행해 왔지만 지난 25일 16부작 강의를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EBS 측으로부터 갑자기 방송 중단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김 교수는 지난 26일 “인류 지혜의 고전조차 강의 못하게 하는 사회. 이 땅의 깨인 사람들아! 모두 투표장으로 가시요!”라고 쓴 피켓을 들고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김 교수의 이번 특강은 한신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개설한 '중용' 강의를 EBS가 중계하는 식으로 방송됐다. 이는 지난 1999년 12월부터 2000년 2월까지 방송된 '노자와 21세기' 강의 이후 11년만이다.
지난 25일까지 방송된 ‘중용’ 특강에서 김 교수는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유명 인사들을 아고라 광장으로 불러 내 문답법으로 ‘스스로 얼마나 무지한 사람인가’를 깨우치게 하는 방식으로 논쟁을 했다”며 “소크라테스는 스스로 위대한 사람인지를 증명한 것이 아니라 다른 유명인사들이 얼마나 허세를 부리고 무지하며 부도덕한가를 드러냄으로써 스스로가 위대한 철학자임을 증명했지만 결국 지배층의 미움을 사 죽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고대 그리스나 현재의 한국 사회에도 허울좋은 유명세를 타고 현인인양 성인인양 도덕군자인양 개폼 잡는 거짓 유명인사들이 많다는 얘기다.
아이러니칼하게도 도올 김 교수는 현재 한국 사회의 거짓 선지자, 거짓 현인들의 위선과 부도덕성을 질타하다가 지배층의 미움을 사 EBS방송에서 하차한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그간의 강의에서 4대강 사업의 부적절성과 지배층의 오만방자함과 후안무치 등을 수차례 암묵적으로 비판해 왔다.
이에 대해 EBS 측은 "해당 특강은 종교비하 표현과 비속어 사용 등으로 EBS 심의실로부터 몇 차례 지적을 받았다“면서 “정치적 외압은 전혀 없었다”고 일축했다.
강민규기자 easkore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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