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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KBS 제공 |
법원이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의 구속영장을 3일 기각했다. 정씨는 즉각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게 됐다.
정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강부영(43·사법연수원 32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면서 기각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덴마크에서 한국으로 강제송환된 정씨에게 형법상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외국환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전날 정씨의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앞서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정씨의 변호인은 '(정씨에게 적용된 혐의들은) 어머니인 최씨의 주도로 이뤄진 일들일 뿐 정씨는 범행을 공모하지 않았다', '덴마크에서 자진 귀국한 만큼 정씨에게는 도주 우려가 없어 구속이 불필요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한편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검찰의 국정농단 사건 재수사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씨는 최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 사이를 지근거리에서 오랫동안 지켜봐 국정농단과 관련한 새로운 정황 및 증거를 진술할 수 있는 인물로 꼽혔다.
또한 국정농단 파문 이후 해외에서 도피 생활을 해왔다는 점에서 최씨 일가의 국내외 은닉재산 추적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정씨가 석방됨에 따라 이 같은 의혹을 수사하려던 검찰의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검찰이 주목하고 있는 최씨 일가의 은닉재산 추적에 난항이 예상된다. 검찰은 정씨의 구속영장에 적시한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외에 삼성으로부터 말값과 승마 훈련비로 약 78억원의 뇌물을 받은 정황이 드러나자 이른바 '말 세탁'을 통해 은폐하려 한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도 조사하고 있었다.
검찰은 이 3가지 혐의 모두 정씨가 최씨와 공범 관계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정씨를 상대로 삼성의 지원과정에서 관여 정도, 사전 인지 여부 등을 집중 수사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당장의 추가 수사는 어렵게 됐다.
또한 정씨 추가 조사 과정에서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은 새로운 국정농단 증거나 범죄사실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제는 추가적인 증거 인멸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앞서 검찰은 정씨 강제송환을 앞두고 삼성이 지원한 78억원의 출처를 증명할 수 있는 각종 자료가 폐기된 정황을 확보한 바 있다. 검찰은 정씨가 최씨 측근들로 추정되는 조력자들로부터 도피 생활에도 도움을 받은 것으로도 파악했다.
검찰은 기각 사유 등을 자세히 검토한 뒤 보강수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리 기자 kotrin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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