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종 1급인 산양이 설악산에서 지리산으로 이사 간다.
눈 때문에 살기 힘들어서다. 산양은 1m정도의 눈만 오면 다리가 푹 빠져 거동이 불가능해 탈진 상태에 빠지기 쉽다.
한반도 남쪽에 위치한 지리산은 설악산과 비슷한 서식 환경을 제공해 주지만 강설량은 설악산보다 적다.
산양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설악산을 제외하고는 보기 힘들었지만 최근 밀렵이 크게 줄면서
개체수가 크게 늘어 났다.
국립공원 관리공단에 따르면 최근 설악산에만 200마리 넘게 서식중이며, DMZ 등 전방지역에도 400마리 넘게 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립공원 관리공단은 내년부터 산양을 다른 산으로 이주시키는 2단계 종 복원 사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 지역에 계속적으로 서식할 경우에는 근친교배 등 유전적 다양성이 상실되기 때문에 서식지를 넓혀 복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
이주 대상지는 지리산외에도 백두대간을 따라 오대산과 치악산, 소백산, 월악산 등이 검토되고 있다.
산양은 짙은 흑황색의 머리에 검은색 뺨, 몸길이 1m 내외의 몸집을 하고서 깊은 산 바위 지대를 자유자재로 뛰어 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이유로 지난 82년 국내에선 처음으로 유네스코의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선정된 설악산이 산양이 살기엔 최적지로 꼽혀 왔다.
그러나 최근 잦은 폭설로 산양의 발이 묶여 다리가 짧은 산양이 고립되면서 떼죽음을 맞는 등 또 다른 위기에 처해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센터 관계자는 “설악산은 산양이 살기에 적합한 바위지대가 잘 형성이 돼 있어 산양이 살기에는 좋다"며 ”그러나 밀렵이 크게 준 요즘 최대 위협 요인은 바로 폭설로 종 복원 사업이 크게 위협받고 있어 이주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상호기자 easkore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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