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5기 들어 서울과 성남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난이 속속 불거지면서 주요 축제들도 줄줄이 구조조정 대상에 오르고 있다.
4일 대전시 대덕구에 따르면 매년 4월 KT&G 신탄진 제조창 일대에서 개최하던 '신탄진 봄꽃축제'를 내년부터는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
구는 예산을 절감한다는 취지에서 구 차원의 행사는 취소하고 축제 관련 행사는 모두 민간에 맡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KT&G에서 축제를 주최하게 되며 구는 이동식 화장실 등 편의시설만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 4월 6,800만원을 들여 벚꽃이 만발한 신탄진 제조창 일대에서 가수 초빙 공연, 문화행사 등을 개최한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대전시 서구도 지난해 8월 6억원의 예산을 들여 서구 갑천변에서 개최했던 국내 최초의 수상 뮤지컬 '갑천' 공연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재정도 열악하고 갑천 정비사업을 진행중이라 장소도 마땅치 않아 내년에는 축제를 취소하든지 규모를 축소해 개최하는 방안을 고려중" 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전 동구는 재정이 바닥나 신청사마저 지을 수 없게 되자 지난해 8월 대전역에서 처음으로 개최했던 '대전역 0시 축제'는 1회를 끝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10월 9억7,000만원을 투입해 추동 10만㎡ 일대에서 개최했던 '대청호 국화향나라전'도 올해는 예산을 편성하지 않기로 했다. 구는 이벤트 등을 없애는 대신 입장료를 받지 않고 이미 조성된 국화꽃밭을 전시하는 수준으로 축제 규모를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중구도 대표적인 축제인 루체페스타 축제 등 올해 계획됐던 33건의 문화예술행사 가운데 31건을 취소해 7,900만원의 예산을 절감하기로 했다. 유성구 역시'YESS 5월의 눈꽃축제'는 기존의 전시적 성격의 행사를 없애고 유성 5일장과 접목해 주민 주도의 축제로 만들기로 했다.
이 같은 지자체들의 축제 행사 축소 움직임은 대전이외의 다른 지역으로도 번져나갈 분위기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올 초까지만 해도 적자를 내서라도 재정지출을 늘려야 하는 분위기였으나 지금은 완전히 뒤집힌 양상”이라면서 “가을 시즌이 되면 불요불급한 소모성 경비 지출 축소 압력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6월말 기준 통장잔고가‘0’에 가까워지면서 은행으로부터 약 1조원규모의 단기자금을 긴급 차입해 쓴 것으로 알려졌다. 5ㆍ28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이 다수파가 된 서울시 의회는 이를 두고 연간 23조원 규모의 예산을 운용하는 서울시가‘1조원 규모의 마이너스(-) 통장을 쓴 격’이라며 연일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앞서 수년전부터 ‘호화청사 건립’으로 논란이 돼 왔던 성남시는 새 시장이 취임하면서 전임 시장 시절 판교 특별회계에서 빌려 쓴 5,200억원에 대해 전격적인‘모라토리움(지불유예)’을 선언, 세인들을 놀라게 했다. /
관리자 kotrin@chook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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