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일대‘펀치 볼’에 조성하려던 정부의 계획이 경제성 부족 등의 이유로 흐지부지될 전망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6일 "서울대공원과 용인의 동물원 등이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 사람들이 몇 시간 차를 타고 양구까지 동물을 구경하러 올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최근 교수진과 환경ㆍ동물 전문가 등과 회의를 갖고 사업 추진을 위한 의견을 수렴했지만 경제성 부족 등을 이유로 사업을 일단 보류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업이 시행될 경우 사파리의 규모, 대상 동물의 종류, 조성 방향, 주민보상 문제, 예산 확보방안 등이 주요 쟁점이 됐다.
환경부는 다만 사업을 백지화한 것이 아니라 계획이 보완돼 좋은 안이 나올 경우 다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내부 검토과정에서 사업 추진이 중단되긴 했지만 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경제성 부족을 보완할 수 있는 안이 나오면 다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10월 펀치볼에 동물원 형태가 가미된 사파리공원을 만든다는 안을 내놓고 사업 타당성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아프리카처럼 완전 개방형은 아니더라도 동물원 등을 갖춘 공원에 야생동물 복원 차원에서 멸종위기 동물을 풀어놓는 방안이 고려됐다. 최근까지 민간인 통제구역이었기 때문에 생태계 보존 상태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돼 사파리가 조성되면 천혜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많은 야생 동물을 구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았다.
펀치볼(44.7㎢)은 한국전쟁 때의 격전지로 외국 종군기자들이 가칠봉에서 내려다본 모습이 마치 '화채 그릇(Punch Bowl)'을 닮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이 지역은 해발 400∼500m 고지대로 주변에 가칠봉, 도솔산, 대암산 등 해발 1천100m 이상의 산에 둘러싸인 거대한 분지다.
이상호기자 aft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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