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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이 옛 모그룹인 현대그룹 현정은(사진) 회장과 전직 임원 등 5명을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고 15일 밝혔다.
16일엔 기자간담회를 열어 법적 대응 배경을 상세히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여론전에도 나섰다.
현대그룹과 현대상선의 법적 분쟁은 지난해 7월 현대상선이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한지 꼭 1년 반 만이다.
현대그룹 경영진이 지난 2014년 옛 현대로지스틱스 공동 매각 당시 악성계약을 맺어 현대상선에 손실을 끼쳤다는 게 법적 공방의 골자다.
현대그룹은 격앙된 분위기로 일전을 불사할 태세다. 내부에선 "소송을 통해 시비를 가리면 될 일인데 공개적으로 망신을 줬다. 동고동락했던 상사와 동료들의 등에 칼을 꽂았다"는 격한 말도 나왔다고 한다.
재계에서도 현대상선이 옛 모기업과 오너를 상대로 송사를 진행하는 배경을 궁금해 하는 반응이 많다.
현대상선이 문제삼은 계약은 2014년 당시 현대그룹 경영진이 주도한 운송 계열사 현대로지스틱스(현 롯데글로벌로지스) 매각 건이다. 당시 현대그룹은 현 회장(13.4%)과 현대상선(47.7%), 현대글로벌(24.4%) 등이 나눠갖고 있던 현대로지스틱스를 롯데그룹에 6000억원을 받고 팔았다. 유동성 위기에 몰린 현대상선의 자금 숨통을 틔우기 위한 자구안 이행의 일환이었다.
현대상선은 이 과정에서 현 회장 등 경영진이 매각 가격을 높이기 위해 악성 계약을 맺은 것으로 판단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2016년 말 현대상선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이전 계약을 들춰보고 실사를 하는 과정에서 이를 발견했다고 한다. 대표적인 부당 계약으로는 △현대상선의 후순위 투자(1094억원) 지시 △롯데 측에 의무 약정한 영업이익 161억5000만원 보장 계약 등 두 가지를 적시했다.
장진석 현대상선 준법경영실장(전무)은 "현대상선은 악성계약으로 계속 (금전적) 피해를 입고 있는 반면, 현대그룹은 (매각 가격을 높여 차익 등) 확정적 이익을 실현했다"며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당시 경영진이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민규 기자 kotrin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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