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대거 몰려 온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의 유통가를 휩쓸고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한국에 취업하러 온 중국 노동자들과는 달리 재래시장이나 허름한 뒷골목 상가를 찾는 것이 아니라 시내 유명 백화점과 쇼핑가를 찾아 ‘싹쓸이’ 쇼핑을 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그것도 선호도가 높은 순수 한국산 제품은 물론 해외 유명 브랜드인 ‘명품’ 위주로 쇼핑을 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8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서울 명동, 충무로 일대와 부산 광복동과 동래, 해운대 일대 백화점과 유통가에는 한국산 제품, 또는 명품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의 롯데·신세계 백화점은 물론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도 ‘큰 손’ 중국인 고객이 늘면서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내에서 인기 있는 한국산 가전제품, 식료품은 물론 한국 드라마에서 배우들이 입고 나온 옷이나 액세서리 등을 주로 구매하면서 한번 쇼핑에 100만~200만원어치를 사는 일은 흔하고, 1억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도 올 들어 중국인 관광객들이 크게 늘면서 오히려 기존의 주고객이었던 일본 관광객들을 압도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선호한다는 중국 최대 카드인 은련카드의 이 백화점 매출은 지난달 1,950건에 6억7,000여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61건, 2억9,000만원과 비교해 건수로 3배이상, 매출액으로는 두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일본인 관광객들이 주로 사용하는 JCB카드의 사용실적은 2,636건에 4억4,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056건, 5억9,000만원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올 들어 부산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 5월 기준으로 모두 15만4,63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나 증가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7월말까지 한국을 찾은 중국관광객은 모두 1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안으로 2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인 관광객 수가 이처럼 늘고 있는 것은 이달 2일부터 중국 관광객에 대한 비자발급 기준이 완화된데다 중국의 핵심 도시인 텐진과 상하이 등에서 인천, 부산으로 오는 한국향 대형 크루즈선 출항이 늘었기 때문이다.
관광공사 박정하 중국팀장은 “올 들어 중국인들에 대한 비자 발급 절차가 훨씬 간소화돼 중국인 관광객들로부터 방한비자 문턱이 일본보다 훨씬 낮아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면서 “지난 수년간 한류의 영향으로 중국내 매스컴과 인터넷에서 한국산 제품과 한국 관광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개선된 것도 또 한 가지 이유”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지난 6일 방한 관광객이 가장 많은 중국 상하이 지역을 찾아 현지 유력매체, 여행업계 및 유명 연예인 등 150명의 여론 주도층을 대상으로 한국 여행 홍보에 나섰다. 이 사장은 중국인 방한비자 간소화 조치와 관련하여 이를 실질적인 모객 증가로 연계시키기 위해 ‘한국, 여행, 자유, 젊음’을 테마로 ‘한국 자유여행’ 홍보행사를 집중적으로 개최했다. 관광공사는 최근 중국 개별관광의 주요 수요층인 중국 대도시의 20~30대 화이트칼라 여성들을 공략하기 위해 그에 맞는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친근한 캐릭터를 활용한 한국자유여행 가이드북을 발간한 바 있다. /강민규기자easkorea@naver.com
관리자 kotrin@chook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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