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수천세대의 엘리베이터 한쪽 면을 벌겋게 달구고 있는 LGU+의 전자광고판이
주민들의 생활 불편은 물론 폭염속 전력낭비를 초래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기업 통신회사인 LG U+가 폭염속 ‘전력대란’을 부추기고 있다.
KT, SK와 함께 3대 통신회사의 하나인 LG U+는 최근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수천세대에 설치한 LED형 전자광고판을 운용하면서 한 여름 전력 낭비를 부추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정부가 전력예비율이 바닥났다면 연일 절전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일부 대기업들이 운용하는 아파트단지의 전자광고판에서는 주민들의 불편 속에 전기가 소리없이 새고 있는 것이다.
12일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는 지난해부터 엘리베이터 내에 최첨단 LED형 전자광고판을 붙여놓고 LG U+가 제공하는 상업용 광고를 매일 밤 12시까지 방영하고 있다. 광고판을 LG U+가 무상으로 설치해 주고 연간 216만원을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에 발전기금으로 제공한다는 조건에서다.
하지만 최근 한 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낮 최고 35도를 웃도는 폭염속에서 LED 전자광고판이 막대한 열을 발생해 엘리베이터 내 온도를 올려 전력 낭비를 초래함은 물론 주민들에게 심한 불쾌감을 주고 있는 것. 그래도 아파트 관리사무소측은 계약상 광고판을 떼는 것이 금지돼 있다며 계약 상대방인 LG U+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
이 아파트의 한 주민은 “광고판에 게시되고 있는 광고가 대부분 상업용광고 일색이라 일종의 ‘전자 찌라시’를 방불케 한다”며 “더구나 이로 인해 최근 폭염속 엘리베이터 온도가 급격히 올라 주민들에게 짜증을 증폭시키고 있어도 손을 쓸 수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개탄했다.
이 아파트대표회의에 따르면 전자게시판 운영에 들어가는 전기료는 아파트측이 부담하기로 계약이 돼 있다. 결과적으로 주민들은 원하지 않는 상업용 광고를 보면서 전기료를 무는 대신 LG U+는 소액의 발전기금을 내고 막대한 광고영업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계약기간 5년으로 2016년 4월30일까지 광고판을 아침 6시부터 밤 12시까지 붙여 놓기로 계약했다. 따라서 아무리 날씨가 더워도 이 시간대에는 게시판 운영에 일체 관여할 수 없으며 못 끄게 돼어 있다.
이 아파트단지의 한 동대표는 “구청 행정홍보를 목적으로 시작된 전자게시판 사업이 최근 들어 상업용 광고가 넘쳐나면서 대기업의 수익사업으로 전락했다”면서 “사업자 선정과정도 문제지만 운용과정에서도 주민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행복추구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본지의 취재에 따르면 LG U+는 지난 수년간 KLL, 기가박스 등 이전의 지역 중소전자광고업체를 인수해 몸집을 크게 불리며 전자광고사업에 뛰어 들었다. LG U+는 막대한 자본력을 이용해 과거 전자게시판을 두배 이상으로 크게 불리고 주민들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시간 내내 대대적인 상업용 광고를 게시한다. 이로 인해 게시판 운용을 위한 전력 소비가 두배이상 많아졌고 그만큼 주민들의 짜증도 늘었다. 간혹 언론사나 통신사가 제공하는 한줄짜리 단막 기사가 지나가지만 기사의 비중은 10% 미만에 불과하다. 간혹 행정정보를 게시하는 구청이나 동사무소 등 행정기관들도 이용할 때마다 사용료를 내야 한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LG U+ 보드사업부 관계자는 “이미 아파트 대표회의와 5년간 정상적으로 계약이 돼 있다”며 “회사측은 발전기금을 내는 대가로 광고판을 운영하고 있어 아파트측이 전력을 임의로 차단하거나 운용시간을 줄일 수 없다”며 전력낭비 여부는 고려의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정부는 올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8월 전력대란이 현실화하자 고리 원자력발전소를 재가동하면서까지 기업들의 자율 절전을 독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력당국은 최근 들어 전력 예비율이 3.8%까지 내려앉자 전력수급경고단계를 높이면서 기업들이 전력사용을 줄일 경우 이를 현금으로 포상하는 방안도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 쪽에서는 LG U+처럼 아파트 주민들의 불편함을 담보로 한여름 전력 낭비를 부추기면서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파렴치한 기업들도 있다는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틈을 타 서울 수도권의 수천가구 아파트가 대기업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 날마다 전광판을 벌
강민규기자 kotri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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