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장의 특별지시에도 못잡은 ‘세금 도둑’을 감사원이 잡아 크게 한 껀 했다.
최근 발생한 전남 여수시의 8급 공무원 김모(47·구속)씨의 공금 76억원 횡령 사건은 감사원의 감찰정보단이 적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여수시는 대대적인 문책인사가 불가피해졌다.
감사원에 따르면 김씨의 세금도둑질은 10월 초 현지감사를 실시한 감사원 감찰정보단에 의해 꼬리가 밟힌 것으로 드러났다.
여수시는 지난 수년동안 수박 겉핥기식 감사로 김씨의 횡령을 도운 셈이 됐다. 김씨의 범행이 이뤄진 3년1개월 동안 여수시 회계과는 총 10여 차례의 크고 작은 감사를 받았지만 단 한 차례도 문제점도 발견하지 못했다. 2년마다 실시되는 전남도 정기 감사와 매년 11~12월에 이뤄지는 여수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세 차례), 매년 5월 의회결산검사(세 차례) 등도 모두 무위로 끝났다.
특히 여수시는 올해 9월 26일 김충석 여수시장의 지시로 회계과를 특별 감사했다. 김 시장은 당시 감사담당관을 불러 “간밤에 ‘회계과에 엄청난 부정비리가 있으니 잡아내라’는 무서운 꿈을 꿨다”며 감사를 지시했지만 끝내 범행을 잡아내지 못했다.
여수시는 또한 부실한 회계·감사 시스템을 운영해 온 사실이 드러나 시청 공무원 가운데 누군가가 김씨의 부정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거나 금품을 받고 도와줬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지검 순천지청 관계자는 “김씨가 상급자에게 상납을 했는지 등 다른 공무원의 연루 여부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강민규기자 kotri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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