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이 쩡~쩡~ 울었다. 내닫는 발걸음마다 사람들의 무게가 힘겨웠는지 얼음이 쩡~쩡~ 울었다.
얼음이 우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는가. 주먹이 운다는 얘기는 들었어도 얼음이 운다는 소리는 처음 들었다.
철원 한탄강 얼음트레킹 축제가 1월18일~26일 갈말읍 직탕폭포~태봉대교~송대소~마당바위~승일대교 6km 구간에서 열리고 있다.
사단법인 철원공감이 주관해 ‘동지섣달 꽃 본듯이’ 라는 주제아래 올해 두 해째를 맞고 있는 이 축제는 아름다운 한탄강의 겨울을 알리기 위한 체험행사이다.
지난 19일에는 정태수 철화양인 지구당 위원장, 김성욱 강남구 지구당 위원장 등이 나서 관광객과 주민 등 트레킹 마니아 1만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이 행사는 무엇보다 꽁꽁 얼어붙은 천혜의 현무암 협곡을 걷는 얼음 트레킹이 백미다.
한탄강의 겨울 찬바람 속에 두껍게 얼은 얼음이 사람이 지날 때마다 껑~껑~ 울어 댄다. 우는 소리는 발밑에서 일어나 빛의 속도로 반대편 벽에 부딛혀 파열음을 내기도 하고, 반대로 다른 사람의 발밑에서 일어나 벽에 부딛혀 껑~껑~하고 울어댄 뒤 나 있는 곳으로 빛살처럼 달려오기도 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등골이 송연한 긴장감을 느끼게 되는 동시에 맑은 찬공기를 벗삼으며 즐기는 겨울 한탄강 트레킹의 묘미에 ‘아!~’ 하는 감탄사를 내기도 한다.
축제는 태봉대교~승일교 구간 5.5km 코스를 두 시간동안 걷는 행사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3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평지와 달리 성큼성큼 걸을 수 없어 보폭을 줄여 종종걸음을 쳐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왔다’는 여행작가 이시목(36) 씨는 “한탄강 얼음 트레킹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 찾아왔는데, 얼음 위를 걸으며 깍아지를 듯한 수직 협곡을 눈앞에서 보면서 한탄강 절경에 폭 빠졌다”고 즐거워 했다.
트레킹이 끝나는 승일교 주변에는 눈속에서도 위엄을 잃지 않고 서 있는 고석정을 감상할 수 있다. 이 곳은 임꺽정이 무예를 닦았다는 곳이다.
추최측은 행사기간 동안 ‘춥다! 추워!’ 사진콘테스트와 전통팽이 만들기, 전통썰매만들기, 비료포대 썰매끌기, 친해지길바래 가위바위보를 포함한 다양한 이벤트를 만들어 관광객들을 맞는 친절을 아끼지 않았다.
정태수 철화양인 위원장은 “얼음 트레킹은 겨울철 한탄강 협곡을 걸으며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 라며 “전국 최고의 겨울 트레킹 명소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주변 맛집- 리북식 어랑손만두>
승일교 주변에 리북식 어랑손만두를 기가 막히게 잘하는 맛집이 있다. 말 그대로 '리북식 어랑 손만두' 집이다.
고석정유원지 근처에 있어 찾기 쉽다. 어랑은 '어랑어랑 어리야~~~' 아리랑에도 나오는 북한의 한 한적한 어촌이라고 한다.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 24-39 전화 033-455-0171
강민규기자 kotri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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