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연희 강남구청장이 지난해 취임이후 번번히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어 구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최근 강남구는 한전부지 개발로 발생하는 공공기여금 활용 문제를 둘러싸고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 앞서 신 구청장은 구룡마을 개발 방식을 놓고도 서울시와 2년간 집요한 줄다리기를 해 왔다. 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 인근의 세텍부지내 SBA컨벤션센터에 제2시민청 설치 문제를 두고도 서울시와 입장이 달라 논란을 빚고 있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강남구는 현대자동차의 삼성동 한전부지개발에 따른 공공기여금 활용방안을 놓고 서울시를 상대로 본격적인 법정투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는 지난 9일 서울시가 전날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결정한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법정투쟁을 예고했다.
서울시는 앞서 8일 제5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강남구 삼성동, 대치동 일대 ‘종합무역센타주변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을 잠실종합운동장까지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명칭을 ‘국제교류복합지구’로 변경하고 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지역명을 표기하는 것으로 수정가결했다.
강남구는 “강남구 소재 지역 개발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공공기여금을 교통 불편 등 실질적 피해를 입는 강남구 및 강남구민과 아무런 사전협의 없이 우선순위에서 강남구를 배제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향후 서울시가 구역변경 결정을 즉각 철회하지 않을 시 바로 법정투쟁을 하겠다”고 주장했다.
강남구는 이 결정이 관내 한전부지 개발에 따라 예상되는 현대자동차의 공공기여금을 강남구 뿐만 아니라 다른 구에도 사용하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자신을 지지하는 일부 강남구민 30여명과 함께 지난 6일과 8일 2차례에 걸쳐 서울시청을 찾아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 결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예고 없이 시청사 건물에 들어와 1시간 넘게 시위를 벌이며 소란을 피우다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인철 서울시 대변인은 “구청장이 일부 구민들과 예고 없이 불법으로 시청사에 난입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시는 “한전부지 개발에 따른 사전협상, 지구단위계획구역 결정, 건축인허가 사항은 관련법령 및 조례에 따라 도시관리계획 결정권자인 서울시장이 모든 권한을 갖고 있다”면서 “부지 개발에 따라 발생하는 공공기여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 목적인 서울의 도시경쟁력 강화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즉 한전부지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금을 강남구에만 한정해 사용해야 한다는 강남구의 주장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에 대해 강남구의 한 주민은 “강남구의 지역개발로 발생하는 공공기여를 꼭 강남구에만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면서 “강남구도 서울시의 일원인만큼 지구단위계획 구역결정권자인 서울시와 함께 전체적인 입장에서 서울시 전체 발전을 위해 효과적인 활용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민규기자 kotri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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