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21일 화요일 이날은 특별한 날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전국당원연대소속 김용수(55·사진) 인천서구 전 구의원이 "문재인 대표 사퇴하라"며 철야농성 시위를 벌인지 64일째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지난 봄 4·29재보궐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이 여당에 4대0으로 패배한 이후 5월말부터 시작한 농성시위가 벌써 한여름을 맞았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삼복 더위에 아랑곳 하지 않고 서울 여의도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사 신동해빌딩 앞을 지키며 김 전 의원은 밤이나 낮이나 오직 한 목소리로 "문재인 대표 사퇴하라"고 줄기차게 외치고 있다.
그는 언제까지 철야농성시위를 할 거냐는 기자의 질문에 "문 대표가 사퇴하는 그날까지"라며 "일단은 매달 한달씩 집회신고를 연기해 가면서 최소한 내년 4월 총선까지는 버틸 계획"이라고 답변한다.
김 전 의원은 "문 대표는 행동하는 양심이 아니라 욕심으로 기득권에 연연해 자리보전에 버틸 것이 아니라 당이 분열되기 전에 즉각 사퇴해야 한다"면서 "그것이 바로 최고의 혁신안"이라고 강조한다.
최근에 김상곤 혁신위원회가 사무총장직 폐지를 골자로 한 1차혁신안을 발표한 것도 시시각각 커지고 있는 당의 분열을 막을 수는 없고 단지 시간끌기나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6월 12일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1차 회의가 열리면서 혁신위원들의 당사 출입이 잦아졌다는 김 전 의원은 "당 경력 30년이다 보니 낯을 아는 사람도 많다"면서 "이들을 보면 똑같은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긴 하지만 입장이 달라 난처할 때도 있다"고 말한다.
김 전의원은 자신이 문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새정련이 기존의 민주당의 정통성을 잃어 버리고 새누리당 이중대로 전락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김 전의원은 "지난해 세월호 사건이후 국정원 선거개입부정 의혹이나 청와대 십상시 사건이나 성완종리스트 수사에서 새정련이 제1야당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해 국민들의 의혹을 속시원히 해결해 준게 있냐"면서 "새정련은 뻐꾸기나 에어리언에 오염된 정당"이라고 지적했다.
뻐꾸기는 스스로 집을 짓고 알을 까지 못하고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아 그 새가 대신 자신의 새끼를 키우도록 하는 '얌체' 새로 알려져 있다. 다른 새 어미는 알에서 부화한 뻐꾸기 새끼를 제 새끼인양 열심히 벌레를 잡아다 키우지만 결국 덩치가 커진 뻐꾸기 새끼는 다른 새의 새끼들마저 둥지에서 떨어 뜨려 죽이고 만다.
지금 문 대표의 새정련이 그렇다는 얘기다. 문 대표는 2012년 대선 직전에 입당해 대통령 후보가 된 후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 백의종군하지 않고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올초에는 당 대표까지 편법으로 차지하면서 소위 자신을 추종하는 '문빠'들로 당직을 채우고 있다는 주장이다.
영화 '에어리언'도 지구를 습격한 외계짐승이 인간을 공격해 숙주로 삼고 지구를 자신의 '알까기 둥지'로 오염시키고 변질시켜 마침내 황폐화시키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영화에서는 그래도 영웅적인 의인이 있어 에어리언 킹과 한 몸이 되어 용광로 속으로 뛰어들어 마침내 에어리언을 멸하고 지구를 구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일부에서는 김 전의원처럼 당을 사랑하고 당력이 오래된 진전성있는 당원을 즉각 혁신위원회에 포함시켜 당의 진로를 물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여의도를 수시로 오가는 한 새정치민주연합 당원은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김 전 의원을 혁신위원으로 위촉하는 등 당의 오래된 주인들을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야 당이 신당창당 등 외풍에 휩쓸리지 않고 활로가 뚤릴 것"이라면서 "김 전의원이 누구보다 정의롭고 양심적인데다 구의원으로서 구정에도 참여해 본 경험이 있어 어느 혁신의원에 비해서도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난 1차 혁신위원회에는 김상곤 위원장을 비롯 현직 국회의원으로 우원식 의원, 현직 지방단체장으로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이 참석했으며, 이 밖에 전국 각지에서 조국, 최태욱, 임미애, 이동학, 이주환, 정채웅, 정춘숙, 최인호 등 11명의 혁신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당의 혁신을 위한 ‘당권재민(당의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을 선언한 바 있다.
강민규기자 kotrin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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