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연희 강남구청장 '신다르크'의 몽니, 어디까지 가나?

일부 강남구 주민들로부터 '신다르크'라 불리는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사사건건 박원순 서울시장과 '충돌'하고 있어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민이 행복한 제대로 된 시정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양측의 협력해야 하는데 그러기는 커녕 최근 3년간 불협화음만 낳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구는 21일 또 다시 서울시가 발표한 ‘자치분권 실천약속’에의 동참을 거부했다.

박원순 서울시과 서울시구청장들이 지방자치 부활 20주년을 맞아 발표한 ‘자치분권 실천약속’이 자치구의 재정확충 및 분권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이 빠진 실체가 없고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동참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서울시구청장협의회(회장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소속 구청장들과 “자치구에 서울시의 권한을 대폭 이양하고 자치구 재정확대 방안을 마련하여 자치구의 자율성을 강화하겠다”며 "당장 내년 예산에서 2862억원을 25개 자치구에 배정하겠다"고 밝혀 박수를 받았다.

이에 앞서 서울시와 강남구는 지난해 삼성동 한전부지를 매입한 현대차그룹이 내놓을 공공기여금 1조7천억원의 사용처를 두고도 정면충돌한 형국이다. 강남구는 한전 부지를 포함해 코엑스부터 송파구의 잠실종합운동장까지 연결된 지역을 '국제 교류 복합 지구'로 묶어 포괄적으로 개발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에 반대하고, 지구단위계획 열람과 관련한 주민숫자를 서울시가 평가절하하며 왜곡했다며 검찰 수사 및 소송까지 제기해 놓은 상태다.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은 2012년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면서 구룡마을 개발 방식을 바꾸겠다고 발표했을 때부터다. 당시 사업 허가권을 가진 강남구는 서울시의 환지방식에 정면으로 반대하고 구룡마을 개발과 관련된 서울시 전·현직 간부 3명을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결국 서울시는 작년 12월 강남구의 토지 전면 매입 및 임대아파트 공급 방식을 수용하고서야 겨우 사업에 착수했다.

강남구는 지난 3월 서울시의 제2시민청 개관 계획을 두고도 대립각을 세웠다. 서울시는 당시 서울시청사 지하에 위치한 시민 모임 공간인 시민청 이용객이 늘어나자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 부지에 제2 시민청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강남구는 "서울시가 갑의 위치를 활용해 구와 사전 협의 없이 사업을 결정했다"며 반대했다.

최근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서도 강남구는 서울시와 부딪쳤다. 지난 4일 밤 박원순 시장의 긴급 브리핑 이후 강남구와 서울시는 자가 격리 통지서 발급 주체가 누구인지를 놓고 갈등했다. 강남구는 서울시가 제대로 된 음압 병상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긴급 발표를 하는 바람에 시설 격리 대상자를 수용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불만도 보였다. 신연희 구청장은 지난 22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서울시장께서 심야 긴급 브리핑을 해 강남구는 완전히 폭탄을 맞은 격이 돼 버렸다"며 박 시장을 직접 비판했다.

이처럼 양측이 시민들의 우려를 낳을 정도로 사사건건 충돌하고 특히 신연희 구청장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정계획에 매번 시비를 걸며 '몽니'를 부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박원순 시장(새정치민주연합)과 신연희 강남구청장(새누리당)의 소속 정당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론 설명하기 어려울 대목이 있다. 박 시장 이전에도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구청장 일부는 서울시장과 당이 다른 경우가 흔히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갈등에 대해 강남구의회의 모 의원은 "사안별로 시장과 구청장의 입장이 다를 수는 있으나 신연희 구청장이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는 방법은 너무 비이성적이고 마치 발병난 아줌마가 히스테리를 부리는 것 같다"며 "일부에서는 박원순 시장과 대립각을 세워 새누리당 지지자들로부터 '신다르크'로서의 이미지를 굳혀 인기를 얻은 뒤 내년 총선에 출마하려 한다는 설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의 한 간부도 "신 구청장의 반대 주장은 이미 합리적 수준을 넘어 혹시 박 시장의 약점을 잡고 있다거나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얘기를 들은 신 구청장은 최근 구청 내부 회의에서 "내년 총선 출마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가 강남구 처지를 충분히 고려해주지 않기 때문에 일종의 '땡깡'을 부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강남구 관계자는 "한전부지 기여금 사용문제와 관련, 신 구청장이 만나자고 했지만 박원순 시장은 미루기만 하고 들어주지 않았다"면서 "개발 계획을 담당하는 기술직 공무원 인사권도 서울시가 쥐고 있어, 강남구 입장이 반영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적 측면에서도 예전엔 강남구에서 걷은 재산세 등 세금을 강남구가 모두 가져갔으나 2008년부터는 각 구에서 걷은 세금을 서울시가 모아 25개 구에 골고루 나눠 주는 정책을 병행하는 바람에 강남구의 재정 자립도(올해 59.9%)가 10년 전인 2005년(89.9%)보다 크게 악화된 것에 대해서도 강남구의 불만이 크다는 분석이다.

강동호기자 kotrin3@daum.net

#박원순 #신연희 #몽니 #신다르크

트윗하기

강동호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