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신연희(좌측) 강남구청장의 ‘강남구 특별자치구’ 지정 요구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강남구민들에게 평소 ‘신다르크’란 애칭으로 불리는 신 구청장은 지난 5일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서울시는 중앙정부에 강남구를 ‘특별자치구’로 지정하라고 건의할 용의는 없느냐”는 내용의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이에 대해 재정자립도가 60%로 서울시 평균의 2배인 강남구의 ‘독립선언’은 ‘지역이기주의’라며 성토하는 네티즌들의 댓글이 빗발쳤다.
포털 사이트 게시판 등에는 “강남구민이 다른 구의 주요 도로 및 교량을 이용할 때마다 요금을 징수하자”, “강남구민이 구 밖으로 택시를 탈 때는 시외요금을 징수하자”는 등의 제안이 올라왔다.
논란이 거세지자 강남구는 다시 보도자료를 내고 “서울시가 옛 한전부지 개발과 관련해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강남구를 배제해 억울함과 답답함을 호소하기 위해 ‘강남특별자치구’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7일 내년 4월 총선에서 송파구 출마를 선언한 남인순(우측)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의 반박문이 올라왔다.
남 의원은 신 구청장의 공개질의서에 대해 “참으로 기가 막히네요. 골고루 나누어 사용하는 것이 시대착오적인 발상일까요?”라면서 “강남구청장이 지역이기주의 차원을 넘어선 상식 밖의 지나친 행태를 지속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도대체 강남구만 잘 살면 된다는 발상 아닙니까?”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강남특별자치구’ 발언은 함께 사는 세상에 대한 꿈을 짓밟는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용납할 수 없는데, 서울시민들은 더욱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고 경고했다. 남 의원은 앞서 지난 9월에도 “강남구청장은 서울시의 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 종합발전계획 딴지걸기를 멈추고,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에 적극 협력하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낸 바 있다.
당시 남 의원은 "(박춘희) 송파구청장과 송파지역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들도 옛 한전부지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 사용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할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한전부지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금 1조7000억원 중 6500억원 정도를 송파구 탄천도로 지하화와 잠실종합운동장 리모델링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강남구에 쓰겠다고 하는 반면, 강남구는 이를 영동대로 원샷개발 등 강남구 내 기반시설 확충에 사용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서울시와 강남구는 지난 수년간 세텍(Setec)부지 개발, 구룡마을 개발 사업, 달터마을 개발 사업 등 사안마다 갈등을 빚고 있어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을 착잡하게 하고 있다.
어느 강남구민은 “서울시가 한전부지 용적률을 250%에서 800% 이상으로 높여준 것은 강남구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그 결실을 강남구가 독식하겠다는 생각은 이기적이다”면서 “신 구청장은 강남구민의 지지율을 높이면 그만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분열과 갈등에 편승해 존재감을 과시하기보다 전체와 공익을 아우를 수 있는 통 큰 리더십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강민규 기자 kotrin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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