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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SIWFF, 100% 즐겨봐!”황미요조 프로그래머의 1차 추천작 8편 공개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8월 26일~9월 1일/집행위원장 박광수)가 개막을 앞두고 황미요조 프로그래머의 올해의 추천작 총 8편을 공개하며 영화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얀마 여성감독 단편모음부터 호주 초기 여성감독 무성영화, 일본노동조합이 제작하고 당대의 명배우가 감독한 일용직 노조에 대한 실험 다큐멘터리, 고립과 격리에 대한 철학적이고 유머러스한 애니메이션까지 추천작 8편의 주요 내용을 알아본다.

(왼쪽 위부터) <테라 팜므>, <해피 데이즈>, <두 도마뱀의 락다운 다이어리>, <여기에 살아><더 치터스-청춘의 사기꾼들>, <줌마네에서 영화를 만드는 까닭은>, <미얀마의 봄 – 파둑 혁명>, <사르그나겔>

#. <테라 팜므>
1920~40년대 여성들이 촬영한 아마추어 영상을 한데 모은 <테라 팜므>는 지인과 가족을 대상으로 제작되면서 홈무비와 의도치 않은 민족지 사이 어딘가에 놓여 있다. 정복을 추구하는 자(일반적으로 남성)가 아닌 그들은 새로운 유형의 여행자이다. 영화는 초기 여성 감독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선사한다. 여성과 기록, 여성의 이동성, 식민성과 젠더, 대상화와 젠더, 아카이브의 구조, 미디어와 지각의 관계, 영화에서의 여성 시선 등 감독 자신이 스스로 페미니즘 안에서 언제나 까다로운 질문이라고 언급한 문제들을 관객들은 고심하게 된다. 지식의 구조를 탐구하는 동시에 새로운 지식을 구축하는 영화이며, 시간과 정동의 아카이브에 대한 영화이다.

#. <미얀마 양곤필름스쿨 단편선> : <해피 데이즈>, <가방>, <버스 차장>, <무장혁명투쟁과 우리 어머니>, <내가 알던 아버지>, <움직이는 모래들>
‘양곤필름스쿨’은 미얀마 최초의 영화 교육 기관으로, 다큐멘터리와 독립영화의 개념을 미얀마에서 추동하고 확산시키는 데 기여하였다. 또한 입학생을 여남 동수로 하고, 민족적 구성을 배려하여 선발하는 등 여성을 비롯해 소수자들의 영화 제작 진출을 격려해 왔다. 양곤필름스쿨의 역사와 최근의 경향을 볼 수 있는 단편 영화들을 모아 상영한다. <해피 데이즈>, <가방>, <버스 차장>은 군부의 미디어 촬영에 대한 법이 바뀌면서 카메라가 안에서 밖으로, 주변 인물에서 풍경으로 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일상을 포착하는 세심한 카메라의 시선도 인상적이다. 이후 카메라는 미얀마의 역사와 동시대 사회문제를 향한다. <무장혁명투쟁과 우리 어머니>와 <내가 알던 아버지>는 1988년의 학생운동과 민주화 항쟁, 그리고 그 당시 구성된 반군의 역사가 담겨 있는 소중한 자료이다. <움직이는 모래들>은 미얀마의 노동과 환경문제, 그리고 민주화 세대가 어떻게 미얀마의 저항 세대로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마음을 울리는 다큐멘터리이다.

#. <두 도마뱀의 락다운 다이어리> 
코로나바이러스로 락다운 된 뉴욕에 거주하는 도마뱀 두 마리의 일상이 기록된 다큐멘터리 설정 애니메이션이다. 두 도마뱀 주위로 치타, 고양이, 쥐, 곰, 그리고 한국어 사용자 라쿤이 등장하며 눈길을 끈다. 뉴욕에 첫 락다운이 실행된 시기, 이 작품은 8개의 짧은 에피소드로 인스타그램에 게재되었다. 씁쓸한 농담처럼 시작하는 애니메이션은 감상주의 없이 격리와 고립의 감정과 사회적 여파들을 탐색한다. 시니컬한 유머, 철학적 질문, 그리고 생각보다 자주 가슴 찡한 순간들을 마주하게 된다.

#. <여기에 살아>
일본 쇼치쿠 스튜디오의 명배우 모치즈키 유코의 세 번째 연출작이다. 전일본자유노동조합이 기획한 영화로, 1960년대 당시 축소 정책이 검토되고 있었던 실업 사업에 일용직으로 취업한 여성, 탄광 이직자, 차별받는 부락민 등 고도 성장기 일본 사회에서 소외되고 차별받는 다양한 사람들의 생활을 기록성과 서정성을 융화한 영상으로 보여 준다. 물의 질감과 빛이 인상적인 촬영은 조선인 안승민이 담당하였다. 

#. <더 치터스 – 청춘의 사기꾼들>
1920~30년대 호주 영화산업에서 감독, 배우, 작가, 제작자로 활발히 활동했던 선구적인 여성영화인 맥도나 자매들의 1930년 영화이다. 당시 초기 할리우드를 비롯한 여러 나라 초기 영화에서 많이 보이는 멜로드라마와 범죄 드라마가 합쳐져 있다. 수십 년에 걸친 복수, 그 복수의 계획이 이뤄질 무렵 갑자기 나타난 사랑, 이 둘 사이의 갈등을 두고 남녀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은 감정의 극단을 오가며 관객에게 함께 공감할 것을 주문한다. 복수와 범죄가 한데 얽혀있는 범죄물에 어울리는 연기는 마치 무성 영화 시절 프리츠 랑 감독 작품의 여주인공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큰언니 이자벨이 맡고 있고, 사랑밖에 모르는 그의 순진한 상대역으로는 당시 호주의 발렌티노라 불리던 조세프 밤바흐가 맡아 캐릭터 변화가 큰 이자벨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무성영화 시절 끝자락에 제작된 이 영화는 완성되자마자 영화 대사의 일부분을 LP에 녹음하고 동기화시켜 상영하는 일부 유성영화의 방식으로 관객에게 공개되었다고 한다. 이번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는 뮤지션 이주영의 연주와 함께 상영한다.

#. <줌마네에서 영화를 만드는 까닭은> 
상근자도 상시프로그램도 없이 20년을 지속해 온 여성문화기획 플랫폼 '줌마네'의 영화제작 워크숍 영화들을 모아 새로운 장편 영화로 엮어냈다. 각각의 영화들은 소박하고 미학적 선택 같은 것은 없어 보이지만, 하고 싶은 말과 전하고 싶은 감정들은 분명히 느껴지며, 그것은 최종적으로 어떤 집합적인 미학이 된다. 줌마네 프로그램과 때로는 거리를 두고, 때로는 가까이 20년의 세월을 함께 해 온 김혜정 감독이 자신의 시선으로 줌마네의 역사를 짚어가는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은 짧은 영화들의 시간 속에 켜켜이 쌓여 온 감정과 관계, 그리고 그 시간을 바라보는 풍경들을 목도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 <미얀마의 봄 - 파둑 혁명> 
파둑은 동남아시아에서 봄에 커다란 나무에 흐드러지게 피어나며 머리 장식으로도 흔히 볼 수 있는 꽃으로, 미얀마의 상징이기도 하다. 미얀마의 젊은 세대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민주화 운동을 파둑 혁명으로, 그리고 자신들을 MZ 세대라고 명명하고 2012년부터 시작된 민주화 경험과 현재 군부독재에 맞서 싸우는 경험이 이전과는 다른 미얀마를 만들 것이라고, 이전과는 다른 세계를 만들 것이라고 믿고 있다.

#. <사르그나겔>
스테파니 사르그나겔은 파격적인 작품과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는 언동으로 컬트적인 팬을 거느리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젊은 여성 시인이자 만화가이다. 사르그나겔의 삶을 영화로 만들면 흥미로우리라 생각한 사람들이 있다. 이 ‘오스트리아의 브리짓’을 만들자는 프로젝트는 성공할 수 있을까?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경계에서 진짜와 가짜에 대해 묻는,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영화이다.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은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되며,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네이버TV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또한, 개막식은 7대 홍보대사로 위촉된 배우 문가영이 사회를 보고, 핫펠트의 축하 무대 후 개막작 <토베 얀손>의 상영이 이어질 예정이다. 

27개국 총 119편의 상영작을 공개한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오는 26일(목)부터 9월 1일(수)까지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과 문화비축기지에서 개최되며 온라인 플랫폼 온피프엔(ONFIFN)에서 상영작 66편이 공개되어 온/오프라인에서 영화제를 즐길 수 있다. 

이상호 기자  sanghod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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