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의 육쪽마늘축제가 태안이 아닌 인천에서 열리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게 됐다.
지난달 29일 충남 태안군은 올해 예정 중인 육쪽마늘 축제를 오는 2일부터 3일간 인천시 신세계백화점 인근 해돋이 광장에서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획에 따르면 이번 축제기간 동안 태안군은 마늘 등 농특산물 판매행사와 난타 및 댄스, 소리짓 공연 등 축하공연 외에도 농특산물 전시, 꽃 나눠주기 행사 등을 예정 중이다. 소요예산은 군비 1억원과 축제추진위 자체부담 5000만원 등 약 1억 5000만원이다.
하지만 지역의 대표적인 특산물 축제가 생산지가 아닌 외지에서 열리게 되면서 정작 지역주민들은 축제에서 소외되는 등 축제의 정당성과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지난 2007년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사고 이후 가뭄과 폭우, 태풍 피해 등 잇따른 자연재해까지 겹쳐 태안산 농수산물의 판매율이 하락하고 관광객이 감소해 지역경제 침체가 뚜렷하다”면서 “이미지 제고를 통한 관광객 유치 및 농특산물 홍보 등을 위해서라도 지역 내에서 축제를 여는 것이 맞지 외지에 나가서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황당해 한다.
실제로 태안군은 이 같은 이유로 올해 지역축제인 '대하 축제'와 '꽃 축제', '바다황토 축제' 등을 계절별로 꾸준히 현지에서 개최해 왔다.
그러나 주최측인 태안군은 “솔직히 '마늘'하면 서산과 태안은 아직 수도권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올해 행사 준비 과정에서 수도권에서 마늘을 홍보해 보자는 의견이 많았고 올해 판매실적을 따져본 뒤 내후년부터는 다시 지역에서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육쪽마늘은 태안과 서산의 대표적인 농작물로 지난 2005년도 두 지역은 일주일 차이로 축제를 열어 한 차례 원산지를 둘러싼 갈등을 빚기도 했다. 당시 태안군과 서산시는 두 지역이 격년제로 축제를 여는 방안에 합의했고 이듬해인 2006년부터 짝수년도에는 태안군이, 홀수년도에는 서산시에서 축제를 열었다. 이어 지난 2010년부터는 원산지 논란을 차단하고자 공동브랜드 사업을 벌여 두 지역에서 생산되는 육쪽마늘을 '산수향'이라고 이름 붙여 판매하고 있다.
이숭원기자 kotri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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