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참패로 끝났다. 놀랄 일이다. 결과가 아니라 야당이 놀라는 것이 놀랍다. 당연했다.
정치는
일종의 Service이다. 써비스를 하기 위해 강제적 힘이 필요하다. 권력 지향적인 사람들이 모여드는 데지만 아직은 그들의 능력이 효율성
위주로 평가되는 듯 하다. 사실 효율성(To do things rightly)보다 더 중요한 것이 효과성(To do right
things)이지만...
right와 wrong은 입장에 따라 다르다. 집값이 오르면 집을 지어 파는 사람은 좋지만 집을 사는 사람은
불리하다. 정책의 가치는 상대적이다. 그래서 여당은 정교한 접근보다 대중적 감성에 맞는 이미지 전략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이는 분열된 야권을
상대로 주효했다.
물론 이런 정치행태는 후진적이다. 하지만 야당이 참신한 대안으로 보여지지 않기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
여당은 유권자를 손님으로 생각하는 듯 하다. 민주주의는 국민을 주인으로 보는 제도이지만 선거의 기능이 약화되면서 실제로 유권자는 선거철 한 때 인사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암튼 여권은 그래도 손님의 눈치를 많이 보며 선거 전략을 짜는 것 같다.
반면 야권은 국민을 동반자로 생각한다. 여당의 실정을 부각시키면서 따끔한 심판을 요구한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정작 저들은 몸 사리고 있다.
국민 모두가 현실 권력을 손 보려고 팔 걷어 부치고 나서지는 않는다. 그런데도 저항을 부추키고 반사이익만 보려는 속셈이 엿보인다면 선거의 심판이 여당만을 향할 수는 없다.
국민을 정치적 파트너로 보는 것은 민주주의와 부합하는 듯 하지만 지역유권자의 이해관계는 일사불난하지 않다. 그래서 야권은 관심 계층에 따라 분열할 수 밖에 없다. 핵심 당원의 충성도는 높을 지 모르지만 득표력으로 이어지는 확장성이 약하다. 사분오열 되어 있는 야권을 믿고 표를 던질 수 없다는 것이 일반 국민의 정서이다. 야권에게 선거는 사실상 야권 내의 경쟁이라는 좁은 틀 안에 갖혀 있는 셈이다. 야권이 단일화로 다소 효과를 보는 듯 했지만 가벼운 외풍에도 쉽게 무너질 만큼 허약한 연대이다.
반면 여권의 공천은 일사분란하다. 적어도 손님 앞에서는 추태를 부리지 않는다.
유권자가 늘 야권의 우호적 파트너로 남아 있어야 할 의무는 없다. 매력이 없으면 외면할 수 있다. 투표율 방정식을 들이대는 것은 더 이상 애교 섞인 호소가 아니다. 야권의 문제는 시간만으로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백태윤칼럼리스트 kotri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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