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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일본인 문화재 도둑 감동시킨 ‘고창 선운사 금동지장보살좌상’김 진 (고창군 문화재전문위원)

김진(고창군 문화재전문위원)

최근 도난문화재 환수 관련 TV드라마 “스틸러(일곱 개의 조선통보)”가 방송 중에 있다. 베일에 싸인 문화재 전문 도둑과 그에 맞선 문화재청 공무원과 전담 경찰 등 비공식 문화재 환수팀이 뭉쳐 불법 은닉한 문화재를 통쾌하면서도 열정적으로 환수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문화재 환수와 관련해 고창에도 일제강점기에 도난당했다가 스스로(?) 되돌아온 보물이 있다. 풍요롭고 찬란한 봄볕의 풍경과 어우러진 선운사 지장보궁에 특별한 사연을 간직한 불상이 그 주인공이다. 

이 불상은 ‘고창 선운사 금동지장보살좌상’(보물)로, 1476년(성종 7년) 만들어져  전해 오는데, 선운사 도솔암에 봉안된 또 다른 금동지장보살좌상(보물)과 선운사 참당암의 석조지장보살좌상(보물)과 함께 선운사의 지장삼장(地藏三藏)으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지장보살(地藏菩薩)은 현세(現世)의 인간 세상과 사후(死後) 세계인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까지도 구제해 주어 모두를 이롭게 하는 자비로운 보살이다.

‘고창 선운사 금동지장보살좌상’은 청동 표면에 금칠을 하였으며, 두건과 같은 보관을 머리에 쓴 모습이다. 온화하고 후덕한 얼굴에 눈, 코, 그리고 작은 입술이 묘사됐고, 짧은 목에 굵게 주름진 삼도가 표현됐다. 건장한 몸에는 통견의 두꺼운 옷을 걸쳤고 세 줄로 내려온 목걸이가 장식됐다. 또한 손의 모양인 수인(手印)과 손금까지 섬세하면서도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상보살 불상 중 하나인 ‘고창 선운사 금동지장보살좌상’은 기적 같은 사연을 가지고 있다. 일제강점기인 1936년에 일본인 2명과 절도범이 거금에 일본으로 팔아넘겨 반출됐었으나, 소유했던 일본인이 2년 뒤 자수하듯 고창경찰서에 연락하여 다시 고창 선운사로 돌려보냈다고 한다. 

일본으로 반출되어 처음 소장했던 일본인의 꿈속에 수시로 지장보살이 나타나 “나는 본래 전라도 고창 도솔산에 있었으니 어서 그곳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이후로 병이 들고 점차 운수나 살림살이가 기울게 되자 두려운 마음에 이 지장보살상을 다른 사람에게 팔아버렸다.

하지만 이후 다른 소장자들에게도 꿈속에 나타나 집안에 우환이 끊이지 않게 되자 결국 마지막으로 소장하게 된 일본인이 본디 제자리로 모셔갈 것을 부탁했다고 한다.

이렇듯 ‘고창 선운사 금동지장보살좌상’은 도난당한 지 2년여 만인 1938년 11월에 고창 선운사로 스스로 돌아온 것이다. 당시 반환을 위해 일본 히로시마에 갔던 일행이 찍은 기념사진에는 함께 간 선운사 주지인 이우운 스님의 이름과 함께 간략한 사연이 기록되어 있다. 

‘2023 세계유산 도시 고창방문의 해’를 맞아 온전한 봄날을 즐길 수 있게 됨에 따라 많은 관광객들이 선운사를 포함한 다양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한 고창군을 방문하고 있다. 

TV 드라마를 통해 도난 및 해외로 반출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의 가치와 애환을 이해하면서 ‘문화재 스틸러’도 감동하여 돌아온 영험한 고창 선운사의 지장삼장도 직접 보면서 현세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길 기원해 본다.

이세호 기자  see65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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